"왜 가뒀냐가 아니라, 왜 풀어줬냐는 말이야."처음 이 대사를 들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대부분의 관객은 15년 동안 감금한 이유를 궁금해합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오히려 반대로 질문합니다. 왜 풀어줬을까. 이 질문 하나가 영화 전체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충무로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두 작품이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입니다. 두 영화 모두 범죄를 이야기하지만 결국 인간을 바라보는 영화라는 점에서 닮아 있습니다.저는 올드보이를 다시 보면서 복수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바로 인간의 상상력이었습니다. 요약올드보이는 복수를 완성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어떻게 죄와 사랑, 그리고 정체성까지 바꾸는지를 보여주..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배우보다 감독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강렬한 복수극과 아름다운 화면에 시선을 빼앗겼지만, 작품을 하나씩 다시 볼수록 반복해서 등장하는 질문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복수는 정말 끝이 있을까. 사랑은 사람을 구원할까. 인간은 자신의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생각해 보면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늘 같은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던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한 번 보고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새롭게 읽히는 영화가 됩니다. 박찬욱 감독 영화가 특별한 이유, 자신만의 세계관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박찬욱 감독은 국내를 넘어 세계 영화계에서도 가장 독창적인 연출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습니..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오묘하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산도 바다도 아닌 듯한 묘한 색감, 어딘가 불안정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가 영화 내내 깔려 있었는데 그게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그때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다시 보니 화면 속 작은 디테일들이 전혀 다르게 읽히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서래의 집에 걸린 액자와 영화 전체를 감싸는 색채가, 알고 보면 감독과 작가가 치밀하게 설계해 둔 장치였다는 걸 뒤늦게 알아챘습니다. 처음 볼 때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장면이 두 번째에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경험, 아마 이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액자와 색채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그리고 그 둘이 어떻게 서래라는 인물을 설명..
헤어질 결심 영화에는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산 위에서 떨어진 한 남자의 죽음을 수사하던 형사가 정작 의자에 앉아 진술을 듣다가 그 용의자에게 빠져드는 장면을 보고, 저는 이 영화가 단순한 범죄물이 아니라는 걸 바로 알아챘습니다. 헤어질 결심은 그렇게 의심과 사랑이 한 몸처럼 뒤엉켜 끝까지 풀리지 않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정교한 화면 구성과 탕웨이, 박해일 두 배우의 섬세한 호흡이 맞물리면서, 이 영화는 연출방식이 보여주는 것, 명장면이 묻는 것, 결말해석이 남긴 질문이라는 세 가지로 풀어볼 만한 깊이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 번 다시 봐도 매번 다른 디테일이 눈에 들어오는 영화라, 보고 나서도 한참 곱씹게 됩니다. 추리극의 형식을 빌렸지만 정작 풀어야 할 진짜 문제는 사건의 진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