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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이스토리 5에서 제시의 원래 주인 에밀리가 자신의 딸 이름을 '제시'로 지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극장에서 이 장면을 봤을 때 진짜로 눈물이 났습니다. 94년생 아저씨가 어른이 되어서도 이 시리즈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지는군요. 1995년 1편 개봉 이후 꼭 30년 만에 나온 5편, 과연 어디까지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토이스토리5 영화 포스터
    토이스토리5 영화 포스터

     

    숨겨진 설정: 릴리패드는 버즈의 오마주였다

    혹시 릴리패드를 처음 봤을 때 버즈 라이트이어가 떠오르지 않으셨나요? 저만 그랬던 게 아니었습니다. 감독 앤드루 스탠턴이 직접 밝혔는데, 릴리패드는 사실상 버즈 라이트이어의 형제 캐릭터로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연두색과 흰색의 배색이 버즈와 비슷하게 설정된 것도 두 캐릭터의 유사성을 의도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연출이었죠.

    감독은 토이스토리 5편을 준비하면서 시리즈의 근본, 즉 1편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1편의 핵심 구조는 앤디의 최애 장난감 우디가 최신 우주 장난감 버즈에게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하는 것이었죠. 5편은 이 구조를 그대로 가져와서, 보니의 최애 인형 제시가 첨단 기술이 탑재된 릴리패드에게 대체될 위기에 놓입니다. 감독이 직접 "사실상 1편의 리부트 버전"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릴리패드라는 캐릭터 설계가 흥미로운 건, 이 기기가 악당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릴리패드는 보니에게 친구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갖고 있지만, 보니와 실제로 잘 맞는 아이가 누구인지, 관계에서 감정적인 부분이 왜 중요한지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알고리즘 매칭(Algorithm Matching)'이라는 개념이 떠오르는데, 이는 데이터 기반으로 최적의 결과를 계산해 연결해 주는 방식을 말합니다. 릴리패드가 보니에게 전혀 맞지 않는 아이들을 소개해주는 실수를 범하는 게 바로 이 알고리즘 매칭의 한계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죠.

    스마티 팬츠라는 기기를 연기한 성우가 코난 오브라이언이라는 사실도 화제였습니다. 제작진은 그의 유명세를 이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오직 목소리가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지만 기준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스마티 팬츠의 손잡이를 일부러 노란색으로 만들어 코난의 금발 머리를 상징하는 디테일까지 숨겨뒀죠. 저는 극장에서 이 캐릭터가 나올 때 목소리를 듣고 "이거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했는데, 나중에 코난인 걸 알고 감탄했습니다.

    보니의 롤모델로 설정된 블레이즈도 눈여겨볼 만한 캐릭터입니다. 아홉 살로 보니보다 한 살 많지만 여전히 인형을 갖고 놀고, 거기에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반면 릴리패드를 통해 보니와 연결된 소녀 3인방 첼시, 하이디, 카라는 전자기기를 너무 일찍 접해 동심을 잃어버린 아이들로 묘사됩니다. 제작진은 이 대비를 통해 현시대 아이들의 단면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에밀리 서사, 그리고 팬들이 30년간 틀렸던 추측

    토이스토리 2편부터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가설이 있습니다. 제시의 원래 주인 에밀리가 앤디의 엄마가 아니냐는 것이죠. 두 사람의 헤어스타일이 비슷하고, 우디와 제시가 한 세트임에도 우디만 앤디에게 전해졌다는 점이 근거였습니다. 이 추측은 팬덤 내에서 워낙 설득력 있게 퍼져서 한 인터뷰어가 작가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기도 했죠.

    그런데 5편에서 에밀리는 앤디의 엄마가 아니라 블레이즈가 살고 있는 집의 이전 집주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저도 극장에서 "어, 블레이즈 집 맞아?" 하며 잠깐 멍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에밀리가 자신의 딸 이름을 '제시'로 지었다는 게 드러날 때입니다. 제시는 자신이 에밀리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수십 년간 안고 살았는데, 에밀리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그제야 깨닫게 됩니다.

    여기서 '서사적 복선(Narrative Foreshadowing)'이 등장하는데, 이는 나중에 밝혀질 사실을 미리 암시하는 이야기 기법입니다. 제시의 머리끈 변화가 바로 이 복선의 시각적 구현입니다. 영화 내내 노란색 리본으로 묶고 다니던 제시가 결말부에서는 에밀리가 상자에 남겨뒀던 구슬 머리끈으로 바꿔 묶습니다. 억지로 잊으려 했던 과거를 이제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이 장면에서 또 한 번 울었다는 건 비밀이 아닙니다.

    • 릴리패드 배색(연두색·흰색)은 버즈 라이트이어와의 유사성을 의도한 연출
    • 스마티 팬츠 손잡이의 노란색 = 코난 오브라이언의 금발 상징 디테일
    • 에밀리는 앤디 엄마가 아닌 블레이즈 집 이전 집주인으로 확정
    • 제시의 구슬 머리끈 = 상처를 추억으로 받아들인 심경 변화의 시각적 표현
    • 버즈 50개 군단 장면은 2022년 감독이 구상한 아이디어에서 출발
    요약: 토이스토리 5는 1편 구조의 리부트이며, 릴리패드와 에밀리 서사를 통해 기술과 상처, 화해라는 주제를 촘촘히 엮어냈다.

     

    감독 의도와 팬 반응: 어른이 더 우는 영화

    솔직히 극장을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 과연 몇 살짜리 아이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제 기억 속 토이스토리 초기 시리즈는 장난감 시점으로 인간 세상을 탐험하는 장면이 많았고, 대사를 이해 못해도 그냥 보는 것만으로 신나는 맛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5편은 제시의 트라우마 치유, 기술과 인간성의 공존이라는 메시지가 중심이어서 어린 관객보다는 시리즈를 처음부터 봐온 어른 팬들에게 훨씬 더 크게 와닿을 것 같더군요.

    저 역시 어릴 적 부모님이 비디오가게를 운영하셔서 토이스토리를 정말 질리도록 봤습니다. 5편을 보러 가기 전에 1~4편 줄거리를 유튜브로 쭉 훑고 갔는데, 1편이 1995년 개봉이고 5편이 올해 나왔다는 게 극장 안에서 새삼 실감 났습니다. 세월이 슬프기도 하면서, 동시에 이 시리즈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죠.

    감독이 5편에서 꼭 넣고 싶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제시의 리더십이었다고 합니다. 4편 결말에서 우디는 보핍과 함께 떠나며 버즈가 아닌 제시에게 보안관 별, 즉 리더 역할을 물려줬습니다. 여기서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란 한 캐릭터가 이야기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하는 여정을 의미합니다. 제시의 캐릭터 아크는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아이들을 불신하던 인형이, 에밀리의 진심을 깨닫고 장난감들의 리더로 성장하는 것이죠. 픽사 내부에서도 버즈 대신 제시를 밀어주는 게 맞냐는 논란이 있었다고 하는데, 감독은 강력하게 제시를 지지했다고 합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5편이 4편보다 아쉬웠습니다. 우디와 버즈의 활약이 거의 없고, 4편에서 주연급으로 활약하던 보핍이 말 두 마디 정도 하고 퇴장해버리는 게 너무 허탈했습니다. 기존 장난감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아 기존 팬 입장에서는 섭섭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죠. 물론 그쪽을 다 챙기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이전 시리즈의 반복이 된다는 점도 이해하긴 합니다. 그게 딜레마입니다.

    이스터 에그(Easter Egg) 측면도 챙길 만한 부분입니다. 이스터 에그란 제작진이 관객을 위해 작품 곳곳에 숨겨놓은 비밀 장치나 오마주를 가리키는 영화·게임 용어입니다. 5편에는 1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구름 벽지가 칠판 그림으로 변형되어 등장하고, 피자 플래닛 트럭도 짧게 모습을 비춥니다. 특히 픽사의 미술 감독이었던 랄프 에글스턴을 기리는 이스터 에그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는 2022년 세상을 떠났지만, 1편에 등장했던 이삿짐 회사 '에그맨 무버스'를 5편에서 '에그맨 테크놀로지'라는 이름으로 부활시켜 그를 추모했습니다. 이런 디테일을 발견할 때마다 픽사가 왜 픽사인지 알게 됩니다(출처: Pixar Animation Studios).

    쿠키 영상은 보니와 블레이즈가 할로윈부터 겨울, 그리고 가족 피크닉까지 함께 계절을 보내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단 두 사람의 우정이 두 가족의 연결로 확장되는 장면인데, 억지로 무리에 끼어들려 했던 보니가 결국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줄 단 한 명을 만났다는 결말을 이렇게 따뜻하게 마무리했습니다. 감독은 이미 6편과 7편의 스토리를 기획해 두었고, 후속 편은 보니가 아닌 다른 아이를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출처: Collider).

    요약: 5편은 기존 팬에게 더 울림이 크지만 보핍 등 기존 캐릭터 분량 부족이 아쉬움으로 남고, 이스터 에그와 쿠키 영상까지 챙겨야 비로소 완성된 감상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이스토리 5에서 릴리패드가 버즈 라이트이어를 닮은 게 우연인가요?

    A. 우연이 아닙니다. 감독 앤드루 스탠턴이 직접 릴리패드를 버즈의 형제 캐릭터로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연두색과 흰색 배색도 두 캐릭터의 유사성을 의도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연출이었고, 5편 자체가 1편 구조를 오마주한 리부트 버전이라는 점에서 이 설정은 꽤 핵심적인 장치입니다. 처음 보셨을 때 버즈가 떠오르셨다면 그게 맞게 본 겁니다.

     

    Q. 에밀리가 앤디 엄마라는 설이 왜 그렇게 오래 지속됐나요?

    A. 2편부터 팬들이 주목한 단서들 때문입니다. 에밀리와 앤디 엄마의 헤어스타일이 비슷하고, 우디와 제시가 원래 세트 장난감임에도 우디만 앤디에게 전해진 점이 의심을 키웠습니다. 이 추측이 얼마나 설득력 있었냐면, 한 인터뷰어가 실제로 작가에게 직접 질문을 던질 만큼이었죠. 5편에서 에밀리가 블레이즈 집의 이전 집주인으로 밝혀지면서 약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이 추측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Q. 스마티 팬츠 목소리가 코난 오브라이언인 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크레딧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작진은 코난의 유명세를 활용하려 했던 게 아니라, 순수하게 목소리가 기억에 남고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성우를 찾다 보니 코난이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극장에서 그냥 익살스러운 목소리라고 느끼고 넘기셨다면, 나중에 코난의 인터뷰를 찾아보시면 왜 그가 캐스팅됐는지 더 재밌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Q. 토이스토리 6편도 나오나요?

    A. 확정된 건 아닙니다. 다만 감독이 6편과 7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스토리를 이미 구상해두었다고 언급했고, 후속편이 제작된다면 보니가 아닌 새로운 아이를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가능성 수준으로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Q. 불스아이가 5편에서 처음으로 말을 했다는데 사실인가요?

    A. 사실입니다. 토이스토리 시리즈 내내 말없이 행동으로만 존재했던 불스아이가 5편에서 처음으로 대사를 가지게 됐고, 배우 앨런 커밍이 목소리를 맡았습니다. 시리즈를 오래 봐온 팬이라면 이 장면 자체가 꽤 낯설고 신선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결론

    토이스토리 5는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르기엔 담긴 이야기가 꽤 묵직합니다. 제시가 수십 년간 품고 있던 상처를 내려놓는 방식, 기술이 무조건 적이 아니라 따뜻한 인간성과 결합될 때 비로소 가치를 얻는다는 메시지, 집단에 억지로 섞이기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단 한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 이것들은 어른이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주제들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우디와 보핍, 기존 장난감들의 분량이 너무 적었고, 제시를 갑자기 주인공으로 밀어올린 것이 어색하게 느껴진 분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저도 그 아쉬움은 있습니다. 그래도 1995년 1편을 어린 시절에 봤고 지금 극장에서 5편을 보며 눈물 흘린 경험 자체가, 이 시리즈가 그 3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기억 안에 살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아직 못 보신 분이 있다면, 1편부터 흐름을 잡고 가시기를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2Cc1tuLDVaQ